숨을 고르듯, 몸을 움직인다

운동이라는 단어는 늘 무겁게 느껴졌다. 헬스장, 땀, 근육통, 다이어트 성공과 실패, 그런 것들이 먼저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늘 운동을 '해야만 하는 일'로 대했다. 힘들어도 참고, 억지로 몸을 움직이고, 그래야만 내가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그 생각이 달라졌다.

운동이 아닌, 움직임부터 다시 시작하기

몸을 회복시키고 싶었다. 마음을 다독이듯이, 천천히 움직이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숨을 고르듯,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다.

새벽 햇살이 들어오는 방 안, 요가 매트를 펴고 가볍게 몸을 늘린다. 목을 천천히 돌리고, 어깨를 툭툭 털어낸다. 무릎을 굽혔다가 피고, 허리를 구부렸다가 펴는 단순한 동작들.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그게 나를 구했다.

이 짧은 시간은 하루 중 가장 ‘나에게 집중하는 순간’이 되었다.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더 놀라웠던 건 내가 나를 다시 만나는 느낌이었다.

하루 종일 바쁘게 흘러가던 시간 속에서 단 10분이라도 숨을 고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안이었는지.

예전엔 숫자에 집착했다. 몇 분 운동했는지, 몇 칼로리를 태웠는지, 어떤 부위가 빠졌는지.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늘 내 어깨가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호흡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기지개 켤 때 나오는 한숨이 어떻게 안도감으로 바뀌는지를 조금씩 기록하고 있다.

감각이 회복되면, 몸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나는 운동을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움직이지 않으면 불편한 사람’이 되었다.

몸이 막히면 마음도 막힌다. 어깨가 뻣뻣하면 감정도 뻣뻣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요가매트를 펴고, 가만히 숨을 고르고, 작은 움직임으로 나를 깨운다.

이건 다이어트를 위한 것도,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이건 내가 나에게 주는 하루 한 번의 존중이다.

‘운동’이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잠시 앉아서 숨을 고르고, 목을 한 번 돌리는 그 순간부터 이미 내 몸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무리하지 않는다. 대신 숨 쉬듯,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움직이기로 한다.

— 숨쉬듯 운동, 가장 부드러운 루틴의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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