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첫날, 밥부터 바꿨다
다이어트 첫날, 밥부터 바꿨다
166cm, 65kg. 거울 앞에 서서 숫자를 떠올려봤다.
그 숫자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요즘 따라 몸이 무거웠고, 무엇보다 마음이 더 무거웠다.
예쁜 옷을 입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건, ‘내가 나를 너무 소홀히 대하고 있었구나’ 하는 자각이었다.
굶지 않기로 했다
다이어트를 결심하면서 가장 먼저 한 약속은 “이번엔 절대 굶지 않겠다”는 거였다.
예전에는 단기간에 빼기위해, 하루 한 끼만 먹고 운동을 몰아붙이고 결국 폭식으로 끝나버리곤 했다.
이번엔 달라지고 싶었다. 그래서 다이어트 첫날, 무엇보다 먼저 밥부터 바꾸기로 했다.
흰쌀밥 대신 현미밥
아침부터 밥을 짓는 소리를 들으니 왠지 스스로를 더 돌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밥은 반은 현미, 반은 흰쌀. 100% 현미는 아직 자신 없어서 천천히 바꾸기로 했다.
반찬도 간단하게 준비했다. 달걀프라이 하나, 구운 두부 몇 조각, 데친 브로콜리. 그리고 김치 한 쪽.
처음엔 허전할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이렇게 먹으니 포만감은 충분했고 몸이 무거워지지 않아 기분이 좋았다.
배부름이 아니라 만족감을 느끼는 식사
예전엔 밥을 먹고 나면 늘 죄책감이 따라왔다. ‘왜 또 이렇게 많이 먹었지?’ ‘이번엔 진짜 내일부터 시작해야지.’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밥 한 공기를 천천히 씹으며 먹으면서, 내가 나를 위해 뭔가를 해주고 있다는 만족감이 느껴졌다.
식사라는 게 단순히 칼로리 채우는 행위가 아니라 하루의 중심을 잡는 의식처럼 느껴졌다.
작은 변화지만, 시작은 충분했다
몸무게는 변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이미 1kg쯤 가벼워진 것 같다.
다이어트는 숫자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오늘, 나는 ‘덜 먹기’가 아니라 ‘제대로 먹기’를 선택했다.
이 작은 변화가 내 안에 오래 남기를 바란다. 내일도 밥을 짓고, 나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겠다는 작고 단단한 약속을 하며 오늘을 마무리한다.
— 밥 다이어리, 첫 번째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