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한 개, 위로 한 입
배가 고팠다. 하지만 뭘 먹고 싶은지는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냉장고 문을 열었지만 마음을 끌만한 게 없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건 구석에 누워 있던 고구마 한 개였다.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손에 쥔 고구마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의외로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위로가 필요했던 날
오늘 하루는 유난히 지쳤다. 다이어트 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머릿속엔 자꾸 군것질 생각이 떠올랐고, 움직이는 것도 귀찮을 만큼 무기력했다.
예전 같았으면 아무 생각 없이 간식을 쓸어 담고 그 후엔 후회로 몇 시간을 보냈겠지.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 ‘무너지는 대신, 위로해보자.’
작은 고구마 하나가 건네준 위로
고구마를 찌는 동안 보글보글 올라오는 김이 마치 내 속을 덥히는 것 같았다.
뜨거운 김을 뿜으며 익어가는 고구마. 그걸 바라보며 내 마음도 조금씩 진정되고 있었다.
한 입 베어물자 부드럽고 달큰한 맛이 입 안에 퍼졌다. 단순한 식감 이상의 것이 느껴졌다. 그건 내가 나에게 보내는 다정함 같은 거였다.
다이어트는 인내가 아니라 이해였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배고픔을 이겨내야 해.” “먹고 싶은 걸 참아야 해.”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싶다. 내가 왜 배고픈지, 왜 위로받고 싶은지 그걸 먼저 이해해야 진짜 변화가 시작되는 거라고.
오늘 고구마 한 개가 가르쳐줬다. 억지로 참지 않아도, 조금만 나를 돌볼 수 있다면 과자 한 봉지 대신 이런 따뜻한 선택도 가능하다는 걸.
한 입의 위로, 그것으로 충분했던 하루
고구마를 다 먹고 나니 생각보다 배가 찼다. 그리고 놀랍게도 마음도 함께 채워졌다.
식사는 칼로리 이전에 마음의 상태를 비추는 거울 같다. 무심코 먹는 날엔 불안했고, 의식적으로 나를 위하는 선택을 한 날엔 작은 식사도 큰 만족으로 이어졌다.
다이어트는 더 이상 전투가 아니라 대화였다.
마무리하며
고구마 한 개, 위로 한 입. 그 작은 음식이 오늘 나를 버티게 했다.
내일도 또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기억하고 싶다. 내가 나를 살피는 선택 하나가 이 하루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다이어트는 결국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살피는 것’이라는 사실을 오늘 그 한 입이 말해줬다.
— 밥 다이어리, 감정과 식사 사이의 고요한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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